글·감수 안종호 원장(안과전문의, 고양신세계안과) ·
안녕하세요, 고양신세계안과 닥터일점영 안종호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눈에 뭔가 붙어 있는 것처럼 계속 껄끄러워요”, “깜빡일 때마다 아파요”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대부분은 안구건조증이지만, 세극등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각막에 작은 가닥이 실처럼 매달려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필라멘트 각막염입니다.

일산·고양은 물론 파주·김포에서 건조증으로 오시는 분들 가운데서도 가끔 만나는 병입니다. 오늘은 필라멘트 각막염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결국 건조증 관리가 중요한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필라멘트 각막염이란? 각막에 붙은 실의 정체

필라멘트(filament)는 ‘가는 실’이라는 뜻입니다. 2022년 Survey of Ophthalmology 리뷰에 따르면 필라멘트는 주로 각막 상피세포, 점액(뮤신), 세포 찌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막 표면에서 떨어진 세포에 끈적한 점액이 엉겨, 한쪽 끝은 각막에 붙은 채 가닥처럼 늘어진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왜 생기는지는 아직 논쟁이 있지만, 리뷰는 눈 표면이 마르는 것, 염증 물질, 눈꺼풀이 움직이며 가하는 힘을 악화 요인으로 꼽습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꺼풀이 가닥을 잡아당기니, 가닥은 길어지고 붙은 자리의 각막은 계속 자극을 받습니다.
증상: 이물감, 깜빡일 때 통증
가장 흔한 증상은 이물감, 따가움, 눈 통증입니다. 모래나 속눈썹이 들어간 것 같은데 씻어도 그대로이고, 눈을 깜빡일 때 더 아프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필라멘트가 붙은 자리를 눈꺼풀이 계속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눈부심, 눈물, 충혈이 함께 올 수 있습니다.
증상만 보면 일반 건조증, 결막염, 각막 상처와 비슷해 눈을 직접 들여다보기 전에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원인: 눈 표면에 다른 문제가 있다는 신호

필라멘트 각막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병이라기보다 바탕에 다른 문제가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2026년 Seminars in Ophthalmology 리뷰는 필라멘트 각막염이 안구건조증, 자가면역 질환, 신경영양 각막병증, 노출 각막병증과 자주 함께 나타나며, 눈물막이 불안정해지고 점액이 많아지며 깜빡임에 의한 기계적 자극이 더해져 생긴다고 정리합니다.
풀어서 말씀드리면, 눈물 양 자체가 부족한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이고, 쇼그렌 증후군 같은 자가면역 질환은 눈물샘 기능을 떨어뜨려 심한 건조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안면 신경 마비 등으로 눈이 끝까지 감기지 않으면 각막이 드러나 마르는데(노출 각막병증), 이것도 원인이 됩니다. 각막 감각이 떨어진 신경영양 각막병증도 눈 표면을 약하게 만듭니다.
2003년 Optometry and Vision Science 리뷰(Albietz 외)는 눈물이 부족한 건조증을 가장 흔한 동반 질환으로 꼽고, 콘택트렌즈 착용과 백내장 수술·각막이식 같은 눈 수술, 오래 쓰는 안약이나 먹는 약이 필라멘트 각막염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진료 때 최근 눈 수술 여부와 드시는 약을 꼭 여쭤봅니다.
국내 연구에서는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이 2012~2018년 필라멘트 각막염으로 진단·치료받은 116명(평균 나이 약 57세)의 진료 기록을 돌아본 연구에서, 동반된 원인은 뇌 병변 36.2%, 안구건조증 30.2%, 자가면역 질환 24.1% 순이었고 눈 수술·외상도 원인 중 하나로 분류되었습니다. 뇌 병변과 관련된 경우는 다른 원인보다 증상이 가라앉는 비율이 낮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초록에 자세한 이유가 나오지는 않지만, 뇌 질환 뒤에는 눈 깜빡임이 줄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 표면이 마르기 쉬운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대학병원 한 곳의 기록을 돌아본 연구라, 어떤 환자들이 오는 병원인지에 따라 비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진단: 세극등 현미경과 염색
진단은 세극등 현미경으로 각막을 크게 확대해 보고 확인합니다. 필라멘트는 한쪽 끝이 각막에 붙은 작은 실이나 쉼표 모양으로 보입니다. 형광 염료(플루오레세인)나 로즈벵골 같은 염색약을 한 방울 넣으면 필라멘트와 주변의 상한 각막 표면이 더 잘 드러납니다.
이때 눈물 양, 눈물막이 깨지는 시간, 눈꺼풀과 마이봄샘 상태를 함께 봐야 왜 생겼는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치료: 필라멘트를 다루고, 원인을 함께 치료합니다
리뷰 논문들이 공통으로 소개하는 치료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붙어 있는 필라멘트를 다루는 것, 그리고 바탕 원인, 특히 건조증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문헌에 나온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첫째는 필라멘트 제거입니다. 안과에서 현미경으로 보면서 붙은 가닥을 떼어 냅니다.

위의 첫 사진과 같은 눈입니다. 덩어리는 떼어 냈지만 붙어 있던 자리의 각막 표면은 아직 거칩니다. 이 자리의 각막과 눈물막이 회복되지 않으면 필라멘트는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둘째로 눈 표면을 촉촉하게 하고 원인을 줄이는 치료를 함께 합니다. 리뷰들(Weiss 2022, Ortiz-Morales 2026, Albietz 2003)은 보존제 없는 인공눈물과 연고,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는 눈물점 마개, 고장성 식염수 점안, 염증을 줄이는 안약(스테로이드 등), 점액을 녹이는 점액용해제(N-아세틸시스테인), 본인 혈액으로 만드는 자가혈청 안약, 눈꺼풀이 가닥을 문지르지 않도록 씌우는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소개합니다.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양막 이식이나 눈꺼풀 일부를 봉합하는 수술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Weiss 리뷰는 이런 치료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재발을 막으려면 오래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어떤 치료가 맞는지는 원인과 눈 상태, 다른 질환, 쓰는 약에 따라 달라 검사 후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정합니다. 스테로이드 안약은 안압이 오를 수 있고 치료용 렌즈는 감염 위험이 있어, 처방대로 쓰고 정해진 날 확인받으셔야 합니다.
결국 건조증 관리가 중요한 이유
Albietz 리뷰는 필라멘트 각막염이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을 수 있는 병이지만, 원인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재발 횟수와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필라멘트 자체보다 그다음 건조증 관리를 더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관리해 보세요.
처방받은 인공눈물과 안약은 증상이 나아져도 정해진 만큼 넣고 임의로 끊지 마세요. 휴대폰·컴퓨터를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고 중간중간 먼 곳을 보며 쉬어 주세요. 에어컨·히터·선풍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실내가 너무 건조하지 않게 해 주세요.
눈이 껄끄러워도 비비지 마시고, 보이는 가닥을 집에서 직접 떼려고 하지 마세요.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 있거나 눈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진료 때 알려 주시고, 증상이 없어져도 정해진 날 다시 와서 눈 표면을 확인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필라멘트를 떼어 내면 다 나은 건가요?
떼어 낸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라멘트는 눈 표면이 마르고 상한 결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바탕의 안구건조증이나 원인이 남아 있으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리뷰 논문들도 재발을 막으려면 오래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눈에 보이는 가닥을 집에서 떼어도 되나요?
집에서 직접 떼지 마세요. 필라멘트는 한쪽 끝이 각막에 붙어 있어 손이나 면봉으로 건드리면 각막에 상처가 나거나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물감이 계속되면 안과에서 세극등 현미경으로 확인받으세요.
필라멘트 각막염은 왜 생기나요?
안구건조증이 대표적이고, 쇼그렌 증후군 같은 자가면역 질환, 눈이 끝까지 감기지 않는 상황(노출 각막병증), 각막 감각이 떨어진 경우, 백내장·각막이식 같은 눈 수술 뒤, 콘택트렌즈나 오래 쓰는 약 등이 함께 보고되어 있습니다. 원인은 사람마다 달라 검사로 확인합니다.
마치며
필라멘트 각막염은 각막 표면의 세포와 점액이 엉겨 실처럼 붙는 병이고, 이물감과 깜빡일 때 아픈 증상이 특징입니다. 안구건조증, 자가면역 질환, 눈이 덜 감기는 상황, 눈 수술 뒤 등 바탕 원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필라멘트는 떼어 낼 수 있지만 건조증이 남아 있으면 다시 생길 수 있어, 꾸준한 관리와 정기 확인이 중요합니다.
이물감이 오래가거나 눈을 깜빡일 때 아프다면 안과에서 각막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치료 방법과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어 정밀검사 후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합니다. 문의는 031-8076-9999로 해 주세요.
참고문헌
- Weiss M, Molina R, Ofoegbuna C, Johnson DA, Kheirkhah A. A review of filamentary keratitis. Surv Ophthalmol. 2022;67(1):52-59. doi:10.1016/j.survophthal.2021.04.002 · PubMed 33862042
- Ortiz-Morales G, Nordmann-Gomes MC, Navarrete-Azuara M, Loya-Garcia D, Navas A, Ramirez-Miranda A, Graue-Hernandez EO. Filamentary Keratitis: A Persistent Challenge in Ocular Surface Disease. Semin Ophthalmol. 2026;41(1):99-107. doi:10.1080/08820538.2025.2507296 · PubMed 40441727
- Lee SM, Jun RM, Choi KR, Han KE. Clinical Manifestation and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Remission in Patients With Filamentary Keratitis. Am J Ophthalmol. 2020;218:78-83. doi:10.1016/j.ajo.2020.05.037 · PubMed 32574776
- Albietz J, Sanfilippo P, Troutbeck R, Lenton LM. Management of filamentary keratitis associated with aqueous-deficient dry eye. Optom Vis Sci. 2003;80(6):420-430. doi:10.1097/00006324-200306000-00007 · PubMed 12808401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여부와 방법은 정밀검사와 안과 전문의 진료 후 결정되며, 점안제·치료용 렌즈 등 치료에는 부작용(안압 상승, 감염 등)이 생길 수 있고 경과와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논문 수치는 본원 성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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