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이 글에서 다루는 ‘부분 리프로그래밍’ 유전자치료는 국내 미허가·연구 단계 치료이며, 고양신세계안과에서 시행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특정 치료나 임상시험 참여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글·감수 안종호 원장(안과전문의, 망막 세부전공 · 고양신세계안과) ·
안녕하세요, 고양신세계안과 닥터일점영 안종호 원장입니다.
“녹내장으로 한번 잃은 시야는 다시 안 돌아온다면서요?” 녹내장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대답은 “그래서 더 나빠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치료입니다”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10월 8일, 미국의 한 개발사가 녹내장 환자 3명에게 ‘부분 리프로그래밍’ 유전자치료를 시험한 1상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산·고양은 물론 화정, 행신동, 파주, 김포에서 녹내장으로 다니시는 분들이 궁금해하실 내용이라, 이 연구의 원리, 지금까지 나온 결과, 아직 모르는 것을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녹내장 시야는 왜 돌아오지 않을까?
눈으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서 신호로 바뀌고, 이 신호를 뇌까지 보내는 통로가 시신경입니다. 시신경은 망막에 있는 망막신경절세포가 뇌 쪽으로 뻗은 가지(축삭)가 모인 다발입니다.
녹내장은 이 세포와 가지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시야가 주변부터 좁아지는 병입니다. 망막신경절세포는 한번 죽으면 다시 생기지 않는 신경세포이고, 뇌와 시신경 같은 중추신경은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회복하는 힘이 약해집니다. 그래서 지금의 녹내장 치료(안약, 레이저, 수술)는 모두 안압을 낮춰 남은 세포를 지키는 치료이고, 이미 잃은 시야를 되돌리는 치료는 아직 없습니다.
세포의 나이와 후성유전
우리 몸의 세포는 모두 같은 DNA를 갖고 있습니다. 신경세포와 피부세포가 다른 이유는 설계도의 어느 부분을 켜고 어느 부분을 끄느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DNA 위에 붙는 메틸화 같은 표시가 유전자를 켜고 끄는 것을 정하는데, 이를 후성유전(에피제네틱스)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이 표시가 조금씩 흐트러지고, 세포의 기능과 회복력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흐트러진 표시를 젊을 때처럼 다시 정리할 수는 없을까요?
2012년 노벨상과 야마나카 인자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존 거던과 야마나카 신야에게 돌아갔습니다. 수상 이유는 “다 자란 세포를 어떤 세포로든 자랄 수 있는 상태(만능성)로 되돌릴 수 있다는 발견”이었습니다.

야마나카 교수팀은 2006년 생쥐의 섬유아세포에 네 가지 유전자, OCT4(Oct3/4)·SOX2·KLF4·c-MYC를 넣어 줄기세포와 비슷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를 만들었습니다. 이 네 가지를 흔히 야마나카 인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세포가 처음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면 원래 어떤 세포였는지, 즉 정체성을 잃습니다. 같은 논문에서도 iPS 세포를 생쥐 피부 아래에 넣자 여러 조직이 섞인 종양이 생겼습니다. 눈의 신경세포가 신경세포이기를 그만두면 곤란하겠지요.
c-MYC를 뺀 ‘부분’ 리프로그래밍

2020년 네이처에 실린 미국 연구팀의 생쥐 연구는 이 문제를 이렇게 다뤘습니다. 먼저 네 인자 중 암유전자인 c-MYC를 뺐습니다(논문은 생쥐에서 네 인자를 계속 켜 두면 기형종이 자주 생기거나 며칠 안에 죽는다는 앞선 보고를 인용합니다). 그리고 남은 OCT4·SOX2·KLF4(OSK)를 유전자 운반체(AAV2)에 실어 눈 속에 넣고, 독시사이클린이라는 약으로 켜고 끌 수 있게 했습니다.
목표는 세포의 정체성은 그대로 두고 흐트러진 ‘나이 표시’만 젊을 때 쪽으로 되돌리는 것이고, 이를 부분 리프로그래밍이라고 부릅니다. 논문 초록은 OSK가 생쥐 망막신경절세포의 DNA 메틸화 양상과 유전자 발현을 젊은 상태로 되돌렸다고 보고합니다.
- 시신경 손상 모델: 시신경을 눌러 다치게 한 생쥐에서 시신경 가지가 다시 자랐습니다.
- 녹내장 모델: 안압을 21일 동안 올려 만든 녹내장 생쥐에서 떨어진 시력(줄무늬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반응으로 측정)의 약 절반을 되찾았고, 망막신경절세포의 전기 반응(PERG)도 좋아졌습니다.
- 나이 든 생쥐: 약 1년 된 생쥐의 떨어진 시력도 좋아졌습니다.
- 안전성: 망막에서 15개월 동안 계속 발현시켜도 종양이나 망막 구조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생쥐 연구입니다. 동물에서 효과를 보인 치료가 사람에서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는 흔합니다. 또 논문의 이해상충 문구에 따르면 저자 일부는 이 치료를 개발하는 회사 계열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 대상 1상 임상시험

이 원리를 사람에게 시험하는 1상 임상시험이 ClinicalTrials.gov에 NCT07290244로 등록되어 있고, 개발 코드명은 ER-100입니다. 등록 정보와 개발사 발표를 보면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OSK 세 유전자를 실은 운반체(AAV2,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도록 바꾼 것)를 한쪽 눈의 유리체강에 한 번 주사합니다. 그 뒤 먹는 독시사이클린을 8주(56일) 동안 복용하는 동안 세 유전자가 켜지도록 설계했습니다. 등록 정보에는 원래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바꾸지 않는다고 적혀 있고, 개발사는 AAV2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생길 수 있는 염증을 줄이려고 먹는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를 서서히 줄여 가며 함께 쓴다고 밝혔습니다.
| 항목 | 내용 (ClinicalTrials.gov 등록 정보, 2026.10.9 조회) |
|---|---|
| 단계·설계 | 1상, 공개 시험(가림 없음), 무작위 배정 없음, 용량을 순서대로 올리는 방식 |
| 대상 | 40~85세 개방각 녹내장, 비동맥염성 앞허혈시신경병증(NAION) |
| 예정 인원·시작 | 약 18명 · 2026년 3월 2일 시작 · 시험 기관은 미국 |
| 용량 | 1단계 2×1011 vg, 2단계 6×1011 vg (한쪽 눈) |
| 주요 평가 | 안전성(이상반응·용량제한독성 등) · 기준 시점부터 56일째와 112일째, 이후 5년 장기 추적 |
출처: ClinicalTrials.gov NCT07290244. 국내 미허가·연구 단계 치료이며 본원에서 시행하지 않습니다.
3명의 초기 결과: 개발사 발표

2026년 10월 8일 결과는 학술지 논문이 아니라 개발사 보도자료입니다. 개발사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개방각 녹내장 환자 3명이 1단계 용량(2×1011 vg)을 한 번 주사받고 독시사이클린을 복용했으며, 56일째까지 용량제한독성, 특별관심이상반응, 중대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된 이상반응은 시술, 스테로이드, 원래 있던 질환과 관련된 것이라고 회사는 판단했습니다.
- 시야검사(시야의 여러 점에서 얼마나 희미한 빛까지 보이는지 dB로 재는 검사)에서 3명 중 2명이 56일째에, 각각 검사점의 28% 이상에서 4 dB 넘게 좋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는 2단계 용량(6×1011 vg)으로 올리도록 권고했고, 시험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 결과를 읽을 때의 한계
- 3명뿐인 회사 발표: 다른 연구자의 학술지 심사를 아직 거치지 않았습니다.
- 대조군 없음: 치료하지 않은 눈이나 가짜 주사와 비교하지 않은 공개 시험이라, 좋아진 것이 치료 때문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 약을 끊은 뒤 결과 미공개: 등록 정보에는 독시사이클린을 끊은 뒤인 112일째 평가가 있지만, 이번 발표에는 56일째 결과만 있습니다.
- 안전성 중심의 1상: 1상의 주목적은 효과가 아니라 안전성 확인입니다.
- 장기 안전성 미확인: AAV에 대한 면역 반응, 세포 나이를 바꾸는 유전자를 눈 속에 넣었을 때 몇 년 뒤의 영향은 장기 추적이 필요합니다.

특히 시야검사는 원래 결과가 오르내리는 검사입니다. 녹내장 환자 51명을 4주 안에 네 번 검사한 연구에서, 처음에 중간 정도 손상이 있던 부위는 재검할 때마다 정상에 가까운 값부터 전혀 보이지 않는 값까지 오르내렸습니다. 연구자들은 진짜 변화와 우연한 변동을 구분하려면 두 번보다 많은 검사를 비교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도 시야가 정말 바뀌었는지는 여러 번의 검사를 모아서 판단합니다.
정리하면, 이번 발표는 ‘가능성을 보여 준 초기 단계’이지 치료법이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더 많은 환자를 대조군과 비교하는 후속 시험이 필요합니다. 같은 유전자치료라도 원리가 전혀 다른 광유전학 유전자치료 글도 함께 읽어 보시면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금 녹내장 환자가 할 일

새로운 치료가 나오더라도 남아 있는 시신경이 많을수록 지킬 수 있는 시야도 많습니다. 초기 녹내장 환자 255명을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한 군과 하지 않은 군으로 나눈 무작위 연구(EMGT)에서, 치료로 안압을 평균 5.1 mmHg(25%) 낮춘 군은 중앙값 6년 동안 녹내장이 진행한 비율이 45%로, 치료하지 않은 군 62%보다 낮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치료군은 수정체 혼탁(백내장)이 더 진행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 녹내장 진단을 받으셨다면: 처방받은 안약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넣고, 정해진 간격으로 안압·시신경·시야 검사를 받으세요.
- 아직 검사를 받아 보지 않으셨다면: 녹내장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40세가 넘었거나 가족 중 녹내장이 있다면 안과 검진을 권합니다.

고양신세계안과에서는 OCT로 시신경섬유층 두께를 측정하고 지난 검사와 비교해 변화를 확인합니다. 검사 간격과 치료는 정밀검사 후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분 리프로그래밍 유전자치료를 지금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이 치료는 국내 미허가·연구 단계 치료이며, 고양신세계안과에서 시행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ClinicalTrials.gov 등록 정보(2026년 10월 9일 조회)를 보면 1상 임상시험이 미국 기관에서 진행 중이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첫 단계입니다. 허가를 받으려면 더 큰 규모의 후속 시험이 필요합니다.
녹내장으로 잃은 시야가 이제 돌아올 수 있나요?
아직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개발사 발표에 따르면 3명 중 2명에서 56일째 시야검사 검사점의 28% 이상이 4 dB 넘게 좋아졌지만, 학술지 심사를 거치지 않은 회사 발표이고, 대조군이 없으며, 약을 끊은 뒤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시야검사는 같은 사람도 검사할 때마다 결과가 오르내리는 검사라 이 숫자만으로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녹내장 안약은 계속 넣어야 하나요?
네. 초기 녹내장 255명을 나눈 무작위 연구에서 안압을 평균 25% 낮춘 군은 약 6년 동안 진행한 비율이 45%로, 치료하지 않은 군 62%보다 낮았습니다. 안압 관리는 지금 근거가 확실한 치료입니다. 안약의 종류와 검사 간격은 정밀검사 후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정합니다.
마치며
녹내장으로 줄어든 망막신경절세포는 지금까지 되살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야마나카 인자 중 세 가지(OSK)로 세포의 정체성은 지키고 후성유전 표시를 되돌리려는 부분 리프로그래밍은 생쥐 녹내장 모델에서 시력 일부를 회복시켰고, 사람 대상 1상에서는 3명 중 2명의 시야검사가 좋아졌다는 개발사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3명, 대조군 없음, 56일 결과뿐인 초기 단계이고, 국내 미허가·연구 단계 치료이며, 고양신세계안과에서 시행하는 치료가 아닙니다. 지금 근거가 확실한 방법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안압 관리입니다. 새로운 결과가 나오면 다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문의는 031-8076-9999로 해 주세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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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 임상시험 참여 권유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글에서 소개한 ‘부분 리프로그래밍’ 유전자치료는 국내 미허가·연구 단계 치료로 고양신세계안과에서 시행하지 않으며, 사람 대상 결과는 학술지 심사를 거치지 않은 개발사 발표입니다. 녹내장 치료 방법과 검사 간격은 정밀검사와 안과 전문의 진료 후 결정되며, 효과와 부작용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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