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수 안종호 원장(안과전문의·망막 세부전공, 고양신세계안과, 전 가천대 길병원 망막 임상교수) ·
안녕하세요, 고양신세계안과 안종호입니다.
“백내장 수술한 지 몇 년이나 됐는데, 넣은 렌즈가 빠질 수도 있나요?” 인공수정체 탈구라는 말을 처음 들으신 분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질문입니다. 수술이 잘 끝났고 몇 년 동안 잘 보였는데 렌즈가 빠진다니, 당황스러우실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은 인공수정체 탈구를 20편으로 나눠 정리하는 시리즈의 첫 편입니다. 오늘은 인공수정체가 무엇인지, 탈구와 아탈구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주머니째 빠지는 경우와 렌즈만 빠지는 경우가 왜 구분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시리즈 전체 목차는 인공수정체 탈구 총정리 글에 모아 두었습니다.
인공수정체는 무엇인가요?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눈 속에서 초점을 맞춰 주는 렌즈가 수정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이 백내장이고, 백내장 수술은 흐려진 수정체를 빼내고 그 자리에 맑은 인공 렌즈, 즉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입니다.
여기서 알아 두시면 좋은 구조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수정체를 싸고 있던 아주 얇은 막인 수정체낭(수정체 주머니)입니다. 수술 때는 대개 주머니 앞쪽에 동그란 창을 내고 흐려진 내용물만 빼낸 뒤, 남겨 둔 주머니 안에 인공수정체를 넣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주머니를 눈 안쪽 벽에 매달아 두는 가는 실 같은 섬유, 섬모체소대입니다. 그물침대를 양쪽 기둥에 묶어 둔 끈을 떠올리시면 비슷합니다.
그래서 인공수정체가 제자리에 있으려면 렌즈만 멀쩡해서는 안 되고, 렌즈를 담은 주머니와 그 주머니를 매단 섬유가 함께 버텨 주어야 합니다. 인공수정체 탈구는 대부분 이 받침 구조에 문제가 생겨서 일어납니다.
탈구와 아탈구는 어떻게 다른가요?
탈구는 인공수정체가 제자리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렌즈가 눈 뒤쪽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드물게는 앞쪽으로 넘어오기도 합니다. 렌즈가 시야의 중심에서 빠져 버리니 갑자기 많이 흐려 보이게 됩니다.

본원 촬영, 환자 식별정보 없음

본원 촬영, 환자 식별정보 없음
아탈구는 렌즈가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지만 한쪽으로 처지거나 기울어진 상태입니다. 렌즈 가장자리가 동공에 걸쳐 보이면 한쪽 눈으로 볼 때 겹쳐 보이거나, 빛이 번지거나, 눈을 움직일 때 시야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처지는 경우도 있어, 아탈구라도 위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에 대해서는 2편에서 따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주머니째 빠지는 경우와 렌즈만 빠지는 경우
인공수정체 탈구는 무엇이 함께 빠졌는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눕니다. 진료실에서 이 구분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는, 원인과 생기는 시기, 그리고 치료 방법을 고를 때 생각할 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낭내 탈구(in-the-bag)는 인공수정체가 주머니 안에 그대로 들어 있는 채로, 주머니째 함께 빠지는 경우입니다. 렌즈와 주머니는 멀쩡한데, 주머니를 매단 섬모체소대가 해가 갈수록 약해지거나 끊어져서 생깁니다. 그래서 대개 백내장 수술 후 여러 해가 지나서 나타납니다.
낭외 탈구(out-of-the-bag)는 주머니는 제자리에 남고 렌즈만 빠지는 경우입니다. 백내장 수술 때 주머니가 일부 손상돼 렌즈를 주머니 앞쪽 공간(섬모체고랑)에 올려 두었거나, 렌즈가 주머니 안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경우 등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늦게 탈구된 84안을 분석한 연구에서, 백내장 수술부터 렌즈를 다시 고정하는 수술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렌즈만 빠진 눈이 3.2년, 주머니째 빠진 눈이 6.7년으로 렌즈만 빠진 쪽이 더 일렀습니다. 렌즈를 처음부터 섬모체고랑에 넣은 경우가 더 이른 탈구와 관련이 있었고, 탈구된 눈의 60%에 거짓비늘증후군이 있었습니다 (Jakobsson 2010, PMID 20870107).
| 구분 | 낭내 탈구 (주머니째) | 낭외 탈구 (렌즈만) |
|---|---|---|
| 무엇이 빠지나 | 인공수정체 + 수정체 주머니 | 인공수정체만 (주머니는 남음) |
| 주된 배경 | 주머니를 매단 섬유(섬모체소대)가 서서히 약해짐 | 수술 때 주머니가 손상됐거나 렌즈를 주머니 밖에 넣은 경우 등 |
| 생기는 시기 | 대개 수술 후 여러 해 뒤 (한 연구에서 재고정 수술까지 중앙값 6.7년) | 상대적으로 이른 편 (같은 연구에서 중앙값 3.2년) |
이 구분은 치료 계획과도 이어집니다. 주머니째 빠진 경우에는 주머니와 렌즈를 함께 다시 고정할 수 있는지, 렌즈만 빠진 경우에는 남아 있는 주머니가 렌즈를 받쳐 줄 수 있는지를 봅니다. 받침이 충분하지 않으면 흰자위 벽(공막)에 렌즈를 거는 공막고정술 같은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눈 상태에 따라 다르고, 치료 방법들은 시리즈 12~17편에서 연구 결과와 함께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얼마나 흔하고, 언제 생기나요?
연구 1편의 임상시험과 39편의 관찰연구를 종합한 리뷰에서, 주머니째 늦게 빠지는 경우의 누적발생률은 0.5~3%였고, 대개 백내장 수술 후 평균 6~12년에 생겼으며, 환자의 평균 나이는 65~85세였습니다 (Kristianslund 2021, PMID 33750091).
우리나라 자료로는 2002~2021년 건강보험 자료에서 인공수정체를 넣은 약 485만 명 가운데 0.82%(39,965명)가 인공수정체 탈구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Park 2024, PMID 39155136). 수술이 필요했던 경우만 센 숫자이고, 연구마다 대상과 정의가 달라 두 숫자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대부분의 인공수정체는 평생 문제없이 지냅니다. 다만 수술 직후가 아니라 여러 해가 지나서도 생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백내장 수술 후에도 정기검진이 의미가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한쪽 눈이 갑자기 흐려지거나, 겹쳐 보이거나, 시야가 흔들리면 미루지 말고 검사를 받으세요. 눈 통증이나 충혈이 함께 있으면 당일 진료를 권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
인공수정체는 한 번 넣으면 평생 쓰는 건가요?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인공수정체 자체가 닳아서 바꿔야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평생 제자리에서 지냅니다. 다만 렌즈를 붙잡고 있는 주머니와 섬유가 해가 갈수록 약해지면 일부에서 수술 후 여러 해가 지나 렌즈가 처지거나 빠질 수 있습니다. 국내 건강보험 자료에서 인공수정체를 넣은 사람 가운데 탈구로 수술을 받은 비율은 0.82%(Park 2024)였습니다.
아탈구도 꼭 수술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렌즈가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는 데 얼마나 불편한지, 눈의 다른 상태가 어떤지를 함께 보고 정합니다. 불편이 가볍고 위치 변화가 작으면 경과를 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처질 수 있어 정기적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가 낭내 탈구인지 낭외 탈구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동공을 키우는 안약을 넣고 세극등 현미경으로 보면 렌즈 주변에 주머니가 함께 있는지 대부분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면 전안부 촬영으로 위치와 기울기를 봅니다. 백내장 수술 당시 기록(렌즈를 어디에 넣었는지, 수술 중 특이 소견이 있었는지)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일산이나 파주, 김포에서도 진료를 받으러 갈 수 있나요?
네. 고양신세계안과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999 행신스퀘어 6층에 있고, 사는 곳과 관계없이 인공수정체 위치 검사와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예약과 문의는 031-8076-9999로 해 주세요.
마치며
인공수정체는 렌즈 혼자 버티는 것이 아니라, 렌즈를 담은 주머니와 그 주머니를 매단 섬유가 함께 받쳐 줍니다. 이 받침이 약해지면 주머니째(낭내 탈구), 또는 렌즈만(낭외 탈구) 제자리를 벗어날 수 있고, 완전히 빠지면 탈구, 일부만 처지면 아탈구라고 부릅니다.
다음 2편에서는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인공수정체 탈구를 의심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시리즈 전체 목차와 각 편 요약은 인공수정체 탈구 총정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고양신세계안과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999 행신스퀘어 6층에 있습니다. 대표전화 031-8076-9999, 진료시간은 평일 09:00~18:30(점심시간 13:00~14:00), 토요일 09:00~14:00(점심시간 없음)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진합니다.
함께 읽어 보시면 좋은 글: 인공수정체 탈구 총정리 (시리즈 20편 모음), 고양신세계안과 망막 질환 안내
참고문헌
- Kristianslund O, Dalby M, Drolsum L. Late in-the-bag intraocular lens dislocation. J Cataract Refract Surg. 2021;47(7):942-954. doi:10.1097/j.jcrs.0000000000000605 (PubMed 33750091)
- Park YM, et al. Incidence and Characteristics of Intraocular Lens Dislocation in South Korea from 2002 to 2021: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Korean J Ophthalmol. 2024;38(5):354-363. doi:10.3341/kjo.2024.0008 (PubMed 39155136)
- Jakobsson G, et al. Late dislocation of in-the-bag and out-of-the bag intraocular lenses: ocular and surgical characteristics and time to lens repositioning. J Cataract Refract Surg. 2010;36(10):1637-1644. doi:10.1016/j.jcrs.2010.04.042 (PubMed 20870107)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글에 나온 수치는 해당 연구의 대상과 조건에서 얻은 연구 결과이며, 연구마다 정의와 대상이 달라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진단과 치료 방법은 정밀검사와 안과 전문의 진료 후 눈 상태에 따라 결정되며, 수술 결과와 부작용(염증, 안압 상승, 황반부종, 출혈, 망막박리, 안내염, 재탈구 등)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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